“ 신이 만든 일곱번째 천국-위슬러 ”

오랜만에 소식전하네요.
이곳 위슬러에 온지 이제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신없이 이 곳 생활에 적응하느라 메일을 띄우지 못했네요.
위슬러는 정상의 높이가 2,000미터를 휠씬 넘는 고산입니다. 눈이 정신없이 쏟아붓는 날도 많고 눈보라와 추운 날씨때문에 스키타는 것이 히말라야 등정하는 것 처럼 느껴질 정도의 날씨도 있습니다.
그러나 맑은 날이면 스위스의 알프스를 옮겨놓은듯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합니다. 호수처럼 맑은 하늘, 눈덮힌 흰산과 눈의 무게에 못견뎌 아래로 쳐진 나뭇가지를 가지고 위로만 쭉쭉 뻗어자라는 소나무숲.
흰 눈이 덮힌 곳이면 어디나 자기가 가고싶은 곳이 슬로프인 거대한 북미최대의 스키장.
그 사이를 누비는 사람들.
이 곳이 바로 위슬러 입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자유로움이 뒤섞인 지상의 천국 위슬러. 과연 스키의 천국이란 말이 허언이 아니더군요.
국내 최고의 스키장이라는 용평의 몇십배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와 천연의 환경속에서 저는 또한번 스키에 대한 안목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위슬러에는 며칠동안 내린 눈으로 완전한 파우더 스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한번도 파우더 스키를 탄 적이 없어서 엄청 눈에서 허우적 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양성철씨(한국유일의 캐나다 레벨4 스키어, 캐나다에서'god of ski'로 불린다)와 같이 스키를 타며 많이 배웠습니다.
현재는 국가대표 출신의 캐나다 레벨3스키어인 김성택씨에게 스키를 배우고 있습니다. 스탠스와 발목의 사용, 업다운의 리듬 등 가장 기본적인 스키기술부터 하나 하나 배워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얼마나 막스키를 타왔는지 가슴깊이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조급한 마음보다는 아가가 걸음마를 배우듯이 하나 둘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기본을 제대로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앞으로 체득하게될 무한한 기술을 모두 자유자재로 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처음엔 짜증도 나고 그냥 예전처럼 타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하나 둘 스키를 배워가면서 차츰 재미가 생겨나네요.
얼마전에는 드디어 "아~ 업다운을 이렇게 하는 거구나"하는 느낌이 오더군요.
수년동안 셀수없이 많이 해오던 것이었음에도 대충하는 것과 정신차리고 하는 것이 이렇게 다르구나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 마음처럼 스키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때로는 나에게 조급함과 막막함으로 다가오지만 언젠가는 엉금엉금 기던 아이가 맘껏 달려 엄마품으로 뛰어들듯 나의 스키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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