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옵니다. 조금은 눈발이 섞인.
차가운 觸感에 정신이 조금식 맑아 집니다.
어둠으로 흰 눈이 보이지는 않지만
體溫에 부서지는 白色의 느낌 마저 지울 수는 없습니다.
짧기만한
머릿결 사이로 바람이 흐르고
그 바람을 타고 점점이 흰 눈이 헤집고 앉습니다.
白色은 그 맑음 이전에 서러움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머님의 情緖이기 때문입니다.
어머님의 흰 적삼,
깃발처럼 날리던 하얀 기저귀들,
흰 고무신과 눈시린 母乳의 빛깔 마저
그렇게 흰 빛은 어머님과 가장 닮아 있습니다.
내리는 눈발이 어머님의 손끝마냥 정겹습니다.
마디 굵은 주름
갈라진 손등
아 - 어머니
무엇보다 당신을 흰 빛과 닮게 한 것은
해마다 희어지는 머릿결이었습니다.
庭菊秋秋黃, 慈母年年白
정국추추황, 자모년년백
뜰의 국화는 가을마다 노랗고,
어머님의 머리는 해마다 희어진다
누군가 눈물로 썼을 이 詩가
제 눈가에도 맺칩니다.
※ 93년 겨울, 눈 내리는 밤에 근무를 서면서 어머님을 생각했습니다. 짧은 머릿결 사이를 파고드는 차가운 감촉이 어느덧 따스하게 느껴지고 눈물이 흘렀습니다.
who is 정우찬?/엣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