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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

철인되기(5) 러닝하이를 위하여





요즘은 아침마다 달리기를 합니다. 철인3종을 할려면 수영과 자전거도 열심히 타야 하지만 왠지 달리기만한 재미가 없습니다. 수영은 닫힌 공간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는 것이 싫증나고, 자전거는 경사진 언덕길이 많은 위슬러지역의 특성상 사이클링의 재미를 만끽하기가 힘듭니다. 차라리 산악자전거가 훨씬 어울리는 지역이죠. 

이런저런 이유로 달리기에 치중하다 보니 점점 달리기 중독증에 빠져 드는 느낌입니다. 일주일전부터는 달리는 거리를 좀 더 늘렸습니다. 그동안은 집~매도우팍(MEADOW PARK)~레인보우팍(RAINBOW PARK)을 왕복하는 평지구간을 달렸습니다. 거리는 10KM 정도이고 포장된 도로입니다. 자전거와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조성된 도로이기 때문에 차량의 통행은 없고 아주 쾌적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곳이죠. 하지만 왕복하는 구간이 가지는 단점인 '지루함'과 거리를 좀 더 늘리고 싶은 욕심 때문에 코스를 조정하였습니다. 

요즘 달리는 코스는 집~니클라스 노스(NICKLAUS NORTH)~로스트 레이크(LOST LAKE)~위슬러빌리지 입구~화잇 골드(WHITE GOLD)~니클라스 노스(NICKLAUS NORTH)~집에 이르는 코스입니다. 집에서 니클라스 노스까지의 구간 외에는 겹치는 구간이 없고 비포장과 업힐 구간 등을 포함한 지루하지 않은 코스라서 재미나게 달리고 있습니다. 코스의 변화와 더불어 거리도 좀 더 늘려서 13KM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은 대략 55~58분정도 걸립니다. 달리는 거리나 시간 모두 만족스러운 코스입니다. 

달리기를 시작한지 30분 정도가 흐르면 소위 '런닝하이(running high)'라는 것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신체가 겪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마약과 같은 기능을 가진 신체호르몬(엔돌핀인가?)이 분비되면서 소위 '뿅'가는 기분이 된다고 해서 런닝하이라 하죠.

달리기를 하면 항상 힘들기만한 저에겐 과연 런닝하이가 뭔지 궁금하기만 하였습니다. 그것이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위 뿅가는 기분을 느낀 적은 없었으니까요. 물론 달리기를 마치고 났을 때의 뿌듯한 느낌 같은 것은 있지만 그것이 런닝하이를 지칭하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손목시계를 이용해 30분정도 달리기를 했을 때 어떤 느낌이 오는지를 스스로 살펴 보았습니다. ^^*

달리기를 시작하고 20분정도까지는 계속해서 숨이 차오르는 느낌이 들다가 30분 정도가 되면 오히려 숨쉬기가 좀 더 편안해지는 느낌이 옵니다. 뿅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어쨌든 호흡이 안정되면서 편안한 느낌이 옵니다. 이 때부터는 더이상 숨이 차오르게 뛰는 것은 무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 호흡의 박자를 가지고 꾸준히 뛰어서 목표지점까지 달릴뿐이죠.

올 4월부터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최근까지는 주로 보속(步速)에 촛점을 맞춰서 가능하면 같은 시간안에 더 많은 걸음을 뛰도록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럴경우 발걸음을 빨리 옮기게 되면 호흡이 점점 가빠져서 많이 힘들어지더군요. 아무래도 호흡은 발걸음에 맞춰서 쉬게 되니까요. 아마 이런 이유때문에 호흡이 안정되는 것을 느끼는 '런닝하이'를 저는 느끼지 못했나 봅니다. 항상 호흡이 가쁜 상태에서 달리기를 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며칠전부터 조금씩 보폭(步幅)에 촛점을 맞춰서 달려 보았습니다. 한걸음을 떼더라도 가능한 멀리 멀리 보내도록 노력하면서 달리기를 시도하였지요. 그랬더니 그동안 58분대에 머물던 시간이 오늘은 55분대로 대폭 줄어 들었습니다. 30분 정도 지나면서 호흡이 안정되는 것도 느끼게 되구요. 그 호흡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폭을 넓게 벌리기 위해 노력하였더니 같은 정도의 운동강도에도 시간이 많이 줄었습니다.

당분간 55분대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면서 변화된 주법에 익숙해져야 겠습니다. 좀 더 익숙해지면 목표로 삼고 있는 '10KM  40분안에 주파하기'가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