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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

철인되기(7) 알타 레이크 왕복에 성공



2006년 7월 1일. 캐나다데이 아침 7시 30분.

지난 주에 이어 두번째로 참가한 레이크 수영.
오늘은 웻수트도 처음보다는 많이 편안해 졌고, 수온도 올라가서 훨씬 두려움이 덜함을 느낍니다. 물론 첫 모임과 달리 이번엔 모두들 레이크를 왕복하는 코스에 참여하였습니다.

대략 10여명이 함께 출발하여 각자의 속도에 맞게 호수를 헤엄쳐 건너갑니다. '위슬러 트라이애슬론 클럽'의 멤버들은 모두가 매도우팍 스포츠센터 수영 마스터즈반의 멤버이기도 합니다. 일주일에 1~2회 코칭을 받으며 체계적으로 트레이닝을 해 온 사람들이기에 모두들 훌륭한 수영실력을 갖추고 있답니다.  

몇년간 수영을 하지 않았으니 그들의 속도를 따라가기엔 너무 힘이 듭니다. 그래도 지난주보다는 레이크 수영이 휠씬 안정되고 편안해져서 다행입니다. 왕복 거리가 대략 2.4km인데 목표지점을 향해 정확하게 일직선으로 나아가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것도 역시 마일리지가 필요해서 익숙하지 않으면 체력소모도 심하고 심리적으로도 위축이 됩니다. 

'아이고 힘들어. 이건 뭐 가도가도 가까워지는 느낌이 없네. 마치 제자리에서 허우적대는 느낌인걸.' 

분명히 열심히 팔을 젓고 발차기를 하며 물을 가르고 있지만 목표는 좀처럼 가까워 지지 않습니다. 사막에 나타난다는 신기루처럼 가도가도 멀게만 느껴집니다. 이때 문득 떠오르는 것은 물속을 헤치고 나아가는 것과 전혀 별개의 세상인 등산이었습니다.

산을 오를 때, 정상을 바라보면 '휴~ 까마득한 저 곳에 언제 도착하나?' 하는 생각을 가지면 산을 오르기가 더욱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아무생각없이 한걸음 한걸음을 묵묵히 걷다보면 어느덧 더이상 오를 곳이 없는 정상에 서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치 연한 녹색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호수를 헤엄쳐 가면서 저는 산을 오르는 마음가짐으로 돌아갑니다. 한팔 한팔을 열심히 저으며 그 순간에 집중합니다. 마음속에 일던 조바심은 서서히 사라져 버립니다. 첨벙거리는 물소리와 수경너머로 어렴풋하게 마치 꿈결처럼 보이는 산의 능선을 바라보며 젓고 또 젓습니다. 어느덧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마침내 처음 출발했던 레인보우 파크의 데크에 도착하였습니다.

모두들 환한 웃음으로 반겨줍니다. 처음으로 알타레이크를 왕복하였다는 기쁨이 가슴을 가득채워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걸립니다. 아침햇살처럼.^^